여행2013. 10. 4. 06:53

굉장히 기대하고 기대하던 뮌헨으로 여행을 가는 날입니다. 집앞에서 뭔가 공연을 하고 있네요. 말똥이 지천에 깔렸습니다.

 

성당 앞 공연. 이런 소소한 공연이 많은 나라입니다.

 

또다시 온 피사 중앙역. 일주일간에 몇번이나 온건지... 이걸로 벌써 다섯번 방문했네요.

 

피렌체 산타마리아 노벨라 역입니다. 여기서 야간기차를 타고 뮌헨으로 넘어갑니다. 저는 6인용 쿠셋을 이용했습니다.

 

한숨 자고나니 뮌헨 중앙역에 도착했습니다. 나오자마자 든 느낌은, 엄청 춥습니다. 여긴 완전 겨울이예요.

 

마침 방문한 시기가 옥토버페스트 기간이었는데, 이 시기에는 방을 구하기도 어렵고 방값도 말도안되게 비쌉니다. 저는 다행이 카우치서핑을 구해서 갔지만, 이 기간에 뮌헨을 방문하는 분들은 꼭 몇달전에 저렴한 방을 예약해 놓으세요. 카우치서핑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저도 방 구하기까지 두달정도 걸린 것 같아요.

 

맥도날드에서 첫 만남을 갖기로 해서, 간단히 아침을 먹습니다. 맥 크로아상과 커피 세트.

 

절 초대해 주신 호스트분이 한국분이시라, 한국 음식이 있습니다. 꿈에도 그리던 돼지김치찌개! 정말 미친듯이 먹고싶은 음식이었는데, 여기서 대접을 받았습니다ㅠㅠ


호스트님 집에 있는 고양이 입니다. 애교가 너무 많아요. 나가려는데, 자꾸 와서 애교를 부리네요.

 

좀 쉬었다가, 오늘의 주된 목적인 바이에른 뮌헨 경기를 보러 갑니다. 지하철을 타고 한 30분 정도 가니 알리안츠 아레나가 있는 역에 도착합니다. 벌써부터 뮌헨 팬들이 가득하네요.

 

역 이름은 Frottmaning. 혹시 가시는 분들은, 역 이름 옆에 축구공 모양 있으니 길 잃으실 일은 없을겁니다.

 

 

벌써부터 신난 청년들.

 

지하철 역 앞에서 뮌헨 관련 물품을 팔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피셜 샵에서 사려고 지나쳤습니다. 디자인 이쁜거 많았는데 조금 아쉽네요.

 

드디어 알리안츠 아레나가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첫 유럽축구 구경입니다. 가슴이 두근두근했습니다.

 

알리안츠 아레나와, 마스코트인 곰돌이.

 

티켓을 받았습니다. 저는 viagogo라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누가 취소한 티켓을 구매했습니다. 뮌헨은 작년에 트레블을 해서 인기가 너무 많아요. 전 홈경기 매진이랍니다. viagogo라는 사이트는 매진된 티켓 중, 누가 환불을 하면 그것을 살 수 있게 해주는 사이트입니다. 수수료가 좀 나오지만 질러야죠. 수수료까지 총 45유로 정도 든것 같습니다.

 

바이에른 뮌헨 오피셜 샵. K리그처럼 경기장 앞 작은 트럭 샵입니다. 전 여기서 클래식한 머플러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알리안츠 아레나 앞입니다.

 

알리안츠 아레나 도착 인증샷.

 

이제 입장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제지를 당합니다.

 

제지를 당한 이유는 이녀석 때문. 시내에서 구입한 맥주는 반입이 불가능 했습니다. 바이에른 뮌헨 맥주 멋지죠? 토마스 뮐러 맥주인데, 오늘 이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었습니다. 저의 엄청난 예지력. 역시 축덕.

 

결국 시내에서 사온 맥주와 주전부리를 노상까고(?) 먹습니다.

 

노상까고 먹고 있는데, 옆에 초록색 옷을 입은 친구들이 있어서 금방 친해졌습니다. 얘네들은 오늘 상대편 팀인 볼프스부르크 서포터즈 입니다. '쿠'가 잘하냐고 물으니, 잘한다고 하더군요. 예의상 머플러는 벗어주고 같이 인증샷. 근데 얘네 둘 좀 똘기 있습니다. 사진 찍고 나서 뮌헨 팬들 있는 곳으로 가서 섭팅곡을 부르더군요. 야 니네들 그러다 옥수수털려~~ 결국 경찰에게 제지 당했습니다ㅋㅋㅋ

 

같이 온 볼프스부르크 팬. 왼쪽 여성분은 쾰른에 사는 쾰른 팬이라고 하는데, 오른쪽 남친 때문에 어쩔수 없이(?) 같이 응원다닌다고 합니다. 대단한 여친이예요. 부러운 독일남자ㅠ

 

경기장에 입장해보니 입이 떡 벌어집니다. 그 엄청난 규모와, 오랜만에 보는 푸른 피치.

 

얼굴에 취기(?)가 살짝 올랐네요.

 

취기를 가리기 위해 선글라스 재 장착.

 

뮌헨의 서포터즈들은 일찍부터 와서 달리고 있습니다. 저도 상당히 일찍 온건데, 얘네들은 벌써 자리를 가득 채웠네요.

 

아직은 빈자리가 많은데, 이 경기는 매진, 만석입니다. 곧 가득차요.

 

잠시 나와서 담배 한개비 태우는데, 사람들이 뭔가 주전부리를 많이 사더군요.

 

경기 시작 전에, 밴드가 경기장을 돌면서 연주를 합니다.

 

볼프스부르크 선수들이 나와서 몸을 풉니다. 오늘 구자철선수는 선발명단에 들었습니다.

 

금새 가득찼습니다. 대단하죠?

 

선수 입장과 함께 나오는 바이에른 뮌헨의 노래. 이 노래 너무 좋은것 같아요.

 

노래만 들어보고 싶으신분들은 이걸 들어보세요. 오피셜송이 이렇게 좋아도 되나요? 이 오피셜 송만으로도 완전 호감이 갑니다.

http://en.wikipedia.org/wiki/Stern_des_S%C3%BCdens

가사는 여기에.

 

볼프스부르크의 선발명단. 구자철 선수는 18번을 달고 있네요. 사실 이날까지 구자철 선수가 볼프스에서 뛰는지도 몰랐어요. K리그, 그리고 우리팀 선수(혹은 출신)아니면 아웃 오브 안중이라ㅋㅋ

 

볼프스부르크 선수 소개.

 

바이에른 뮌헨 선수 소개! 

 

이제 저거 치우고 경기 시작해야죠.

 

서포터즈는 신이 났습니다. 

 

선수 입장!

 

킥오프 직전입니다. 흰색이 뮌헨, 녹색이 볼프스입니다. 붉은 유니폼 입어주지ㅠ

 

서포팅 영상. 관중 전원 기립박수 ㄷㄷㄷ.

 

서포팅 영상. 개와~ XX 개와XX개와~~

 

신기한 서포팅. K리그도 인기가 많아지면, 원정팀 구석으로 몰아내고 이런거 할 수 있겠죠?

 

서포팅 영상. 굉장히 대중적인 서포팅곡인것 같더군요. 주변에서 따라부르네요.

 

서포팅 영상. 같은 곡.

 

서포팅 영상. 우리에겐 승리뿐이다!

 

드디어 득점! 종일 답답하게 경기하더니, 뮬러가 한건 해주네요! 저도 같이 오~~오오오오오~~

 

서포팅 영상. 점핑을 시작합니다.

 

서포팅 영상. 수퍼바이언 수퍼바이언 헤이! 헤이! 이거 완전 단순하고 쉬운 서포팅입니다. 이런거 있으면 좋을것 같아요.

 

선수들 뛰는 모습.

 

구자철 선수가 공달라고 하네요.

 

그나마 좀 가까이서 찍은 구자철 선수 사진. 망원렌즈 그런거 안키워요.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 만석, 매진의 위엄.

 

후반전 시작합니다.

 

프리킥을 차려는 보아텡(?) 으로 보이는데,

 

분데스리가는 타팀의 득점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줍니다. 종소리 울릴때마다 탄식 혹은 환성이 들려요.

 

경기 내내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구자철 선수가 교체아웃됩니다. 사실 경기 전체적으로 볼프스가 점유율이 너무 떨어졌어요. 누가 교체아웃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경기 결과는 뮌헨의 1:0 승. 겨우 이겼네요. 점유을은 압도했지만, 결정적 찬스는 볼프스가 더 많았던것 같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모두 떠나간 서포터석. 여기는 앉을 자리가 없이, 서서만 봐야 합니다.

 

관중들 중 일부분은 인터뷰를 보기위해 남아있습니다. 저도 그랬구요.

 

요런식으로, 앉아서 여운을 만끽합니다.

 

경기장 여기저기에서 소규모 혹은 소규모의 카니발을 하고 있습니다. 상암에서 했던 카니발이 끝내줬었는데ㅋ

 

좀 어둑해지니, 알리안츠 아레나에 붉은 빛이 돌기 시작합니다.

 

더 있다가 해 완전지고 가려했는데, 너무 춥더군요.

 

그래서 급히 인증샷만 찍고 피신. 알리안츠 아레나는 경기에 따라서 색이 바뀝니다. 뮌헨 경기 있는 날은 붉은색을 켜줘요.

 

다소곳~

 

못내 아쉽더군요. 하지만 해 지려면 한 두시간은 기다려야 할것 같았습니다.

 

뮌헨곰돌이!

 

저처럼 버티다가 안될것 같아서 슬슬 떠나는 사람들.

 

지하철역 근처에서 제 장래희망을 만났습니다. 할아버지와 손자가 일회용 컵을 차고 놀고 있네요. 할아버지가 차주면, 손자가 다시 차고, 할아버지는 그걸 보고 잘한다고 칭찬하고. 제 꿈입니다. 제가 늙어서 할아버지가 되었을때, 저렇게 손자와 같이 경기장 오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조금 더 붉어진 알리안츠 아레나를 찍고 지하철 타고 돌아와서 푹 잤습니다.

 

혹시나 나중에 제가 독일에서 살게 된다면, 뮌헨을 응원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뭔가 바이에른 뮌헨 분위기가 팬들을 사랑하고 아낀다는 분위기를 받았습니다. 주된 서포팅 구역을 제외하고, 가족,연인들과 함께 즐기는 분위기가 되어 있구요. 팬샵의 상품도 다양합니다. 아이들이 선수인형이나 곰돌이 인형을 많이 사가더군요. 팬샵 진짜 장사 잘되더군요. 티켓값도 만만찮은편인데, 전부 매진이고, 팬샵도 잘되고, 구단관련 상품도 시내에서 많이 파니, 이건 돈이 될수밖에 없겠더군요. 그러니깐 저런 고연봉 선수들도 많이 보유할 수 있는것 같습니다. 암튼, 제 눈앞에서 로번옹이 뛰어댕기고, 작년 유럽 최우수 선수상을 받은 리베리가 몸싸움 하고, 나름 이름값 있는 만추키치가 경기 내내 삽푸고, 결정적 실수 두번이나 하고, 더불어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한국선수도 보고, 아주 만족스러운 직관이었습니다. 기회가 있으면 또 가고싶어요. 아마 당분간은 다시 못보겠죠. 세리에에서 챔스 간팀이 근처에 없으니(피오렌티나 바보ㅠ)... 혹시 뮌헨 방문중에 경기 일정이 잡혀있다면, 꼭 보세요. 두번 보세요.

Posted by 알파노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