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조리2014. 12. 19. 17:49

오랜만에 돌아왔습니다. 요리조리. 19일에 저희 연구실 전통 행사인 Pranzo di Natale (크리스마스 점심)에서, 올해는 요리 경연을 한다고 하네요. 이탈리아 거주 한인 커뮤니티에서 조언을 받아, 고구마 맛탕을 하기로 합니다.


먼저 고구마를 큼직큼직하게, 썰어서, 미지근한 물에 전분을 싹 빼줍니다. 한 30~1시간정도 빼주면 됩니다. 그리고 나서 수분을 제거한 뒤, 튀김용 기름에 가볍게 튀겨줍니다. 튀기고 나서 한번 더 튀깁니다. 두번 튀기면 더 맛있어요. 동시에 오른쪽 프라이팬에 소스를 준비합니다. 설탕 녹여서 물이랑 적절하게 섞어주면 돼요.


튀겨진 고구마를 소스에 볶볶


이렇게 완성이 됩니다. 맛은? 레알 맛있습니다. 먹어본 맛탕중에 제일 맛있어요. 방금 튀겨서 그런가....


나머지 고구마도 볶볶


준비 완료! 내일 좋은 평가를 받길 기원해봅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출근해서 이런걸 만들어 봤습니다.


고구마 맛탕! 아몬드 가루도 구입해서,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 줬습니다.


드디어 세팅!


음식들이 하나하나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딱 봐도 먹음직 스럽죠?


이 수많은 이탈리아 홈메이드 쿠킹 속에서,


선전해야 합니다. 고구마 맛탕 + 소주! (잘 보시면 제가 은근슬쩍 수정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걸 알아채시면 이탈리아어 문법 중수 이상!)


Pranzo di Natale 진행 중 찍은 사진. 이탈리아의 매우 단 디저트들 사이에서 순한 단맛인 고구마 맛탕이 잘 통할지 걱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좋은 평가를 내려주더군요. 소주도 생각보다 맛있다고 합니다.


(뭐 이정도의 평가를 기대하진 않았지만..)


경연이 끝나고 난 후의 사진. 맛탕은 한 70% 정도 먹었고, 소주는 반병정도 마셨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듯이 엄청난 양의 음식과 디저트가 있었고(저만큼이 한번 더 있었습니다), 다른 디저트와 음식들이 평균적으로 절반이상 먹지 않은것에 비하면,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현지 지도교수님이 좋아하시고, 따로 오셔서 "이거 꽤 맛있다" 라고 말해 주시더군요.

비록 우승은 못했습니다만(우승상품 앞치마 완전 탐남ㅠ), 이정도면 선방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태리음식이 가득한 경연장에서, 뜨겁고 매운게 장점인 한식이 식은음식+맵지 않은 조합으로 나가서 이정도면 잘 한거죠.


결론 : 고구마 맛탕, 이탈리아를 점령하진 못했지만, 통하긴 한다.




Posted by 알파노이드